<이 사람의 생존법> 김청기 감독 “여전히 현역, 재기 노린다”

김청기 감독 제공

[비즈리포트] 이지완 기자 = 김청기 감독(전 서울동화 대표)은 50대 이상에겐 로보트 태권V로, 30~40대에겐 우뢰매 시리즈를 통해 익숙해진 이름이다. 최근까지도 그는 태권V 관련 기념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로 만 79세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각종 관련 기념행사엔 직접 축사하면서 추억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다. 최근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재기를 노리는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진척이 쉽지 않다고. 그럼에도 여전히 작품구상으로 여념이 없다고도 했다. 그 역시 최정점에 섰다가, 그의 전부나 다름없던 서울동화가 1990년대 초반에 사업을 접게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는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어떻게 재기를 노리고 있을까.

Q. 예전일부터 차그차근 돌이켜보자 어떻게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들어섰나?

워낙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었는데, 애니메이션으로 가게 된 건 어렸을 때 본 디즈니 백설공주와 피터팬영향이 컸다. 만화를 그렸지만 장편 애니메이션에 대한 꿈을 접지 않고 계속 고민하면서 여러 일들을 해왔다. 만화 견습생을 시작으로 하다가, 손재주가 좋으니까 짧은 CF 애니메이션 작업을 할 때 콘티 그려주는 일을 했다. 그때 돈을 꽤 벌어서 그게 태권V를 만드는 밑천이 됐다. 처음 태권V를 만들 때 보통 일반적인 극영화가 3200만 원에 제작할 때 5000만 원이 들었다. 단독주택이 1800만 원하던 때였으니까.. 그때 내가 번 돈을 애니메이션에 다 투입했다고 해도 틀린 말 아니다.

Q. 1976년 태권V로 대성공을 거뒀는데

서울동화는 1975년에 한 선배와 장편 만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의기투합해 만들었는데 첫 작품에서 돈이 워낙 많이 들어서 걱정은 했다. 태권V 개봉일이 아직도 잊히질 않는다. 충무로 대한극장 앞에 육교가 있었는데 거기까지 줄을 서서 깜짝 놀랐다. 충무로에 있는 한국의집 거기도 줄이 쭉 늘어서 있고… 마케팅비다 예고선전비다 해서 엄청 돈을 들였던 상황인지라 걱정했었는데, 나 역시 놀랄 정도였다.

(돈도 많이 버셨을 텐데) 사실 나보다는 영화관이 돈을 벌었다. 극장과 제작사가 50:50으로 가져가는 구조였는데.. 사실 우리가 대관을 했더라면 달랐을 텐데, 어쨌든 제작비가 만만찮았으니까. 제작비를 아낄 수도 있었지만 디즈니처럼 리얼하게 표현한다고 그림수를 꽤 많이 넣느라고 제작비가 생각보다 커졌던 것도 문제였다. 우리는 사실 어음을 받고 해서 마음을 졸이기도 했고. 그때 구조를 알고 똘이장군부터는 대관을 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Q. 그러다가 실사물로 넘어갔다.

1980년대 오니까 일본에서 실사로 된 후레쉬맨이니 특촬물이 뜨더라. 나도 해봐야겠다 싶어서 했던 게 우뢰매다. 개그맨들이 작업을 했는데, 어린이들에게 잘 먹히는 캐릭터가 뭔가 봤더니 개그맨이라서 같이 작업했다.

히어로물을 보면 변신하기 전에 실제 인물을 어수룩하고 순진한데, 탈바꿈하면 초인이 되고… 그런 점에 있어서 더 찌질하게 가다가 변신되면 극적으로 변하는 캐릭터를 찾다가 심형래를 발탁했다. 우뢰매도 엄청 났다. 어린이회관과 시민회관에서 했는데, 매진이었다. 월간 우뢰매도 만들고 했죠.

Q. 사업 부침을 겪었다. 1990년대 들어 잘나가다가 사업에서 손을 뗀다. 어떤 문제가 생겼었나.

세무조사를 크게 받았다. 워낙 잘 나가던 때에 받은 거라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기도 했다. 너무 잘 나가면 주변에서 시샘을 받기도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고.

<이 부분에선 주위 평가와 해석이 엇갈린다. 서울동화프로덕션 당시 범프로덕션이 세무조사로 인해 휘청거린 것도 사실이지만, 공들여온 바이오맨 실사영화의 실패가 컸을 뿐만 아니라, 변화한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는 사이에 그의 리더십이 흔들리던 때이기도 하다. 그의 범프로덕션은 사업적으로 큰 침체를 겪는 와중에 결국 사업은 그의 동생이 맡는 것으로 하여 정리가 된다. 김 감독은 부침 속에서도 꾸준히 재기를 노렸는데, 그동안 계속 비판받아온 일본식 로봇물이나 전대물 대신 전래동화로 회귀했으나 실패를 반복했다>

Q. 재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도 궁금하다.

코로나 때문에 쉽진 않은 상황이 됐지만 계속 준비중이다. 디즈니 겨울왕국처럼 어린이 대상 콘텐츠를 하면서 한국 전래동화를 살려보면 어떨까 싶은데. 그렇게 해서 생각한 게 심청전이다. 요즘 부모 입장에선 같이 볼 만한 가족영화가 없다는 게 걱정인데, 남녀노소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을 구상중이다. 뮤지컬처럼 만들어 보고 싶다. 여전히 현역이고, 새로운 작품으로 어린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Q. 계속 작품을 하고자하는 동기는 어디서 오는 것인가.

나의 어린 시절 기억과 관련이 있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으로 칭찬을 받았다는 건 재능에 관한 것이고… 그것보다 내 아픈 기억이 있다. 집이 늘 가난해서 소외받은 기억이 있다. 학교에서도 월사금을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대놓고 창피를 당했다. 남여공학이어서 그게 더 창피했다. 태권V에서 나오는 카프박사가 내 감정이 들어간 캐릭터다. 주인공이 아니다.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아무리 나빠 보이는 사람이라도 사연이 있고, 결국 어울려 지내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런 것들을 어린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으로 담아내고 싶다. 순수한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를 그려야 한다는 생각 또한 나를 이끄는 중요한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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