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경험은 사회적 자산…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실패박람회2018’에 참가해 시민들의 재도전을 응원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비즈리포트] 김용후 기자 =



판교에서 IoT 관련 사업을 펼치는 퓨처온탑의 정영호 대표는 특이한 네트워킹을 하는 경영인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자신의 창업 실패 경험을 발표하는 모임을 만들어서 경영인들과 한 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고, 실패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저 역시 창업 실패를 2번 겪었는데 도덕적 해이가 아니고서는 죄악시하기 보다는 경험을 공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팀워크 와해와 투자처로부터 투자 약속을 믿었다가, 어그러지면서 두 번의 창업 실패를 겪었다고 회고했다.

그가 실패 사례를 모으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실패를 좌절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소중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실패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누는 소모임도 판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공담만을 모으던 한국 창업 문화가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삶이 만약 선택의 연속이라면, 실패와 성공은 피할 수 없다. 확실한 건 실패 없이는 성공도 없다는 점이다. 해외에선 실패를 기리는 문화가 중요하게 자리잡은 편이다. 해외선 실패문화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선진국 중에서도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재도전을 격려하는 문화가 가장 잘 형성돼 있는 곳을 꼽으라면 미국 실리콘밸리가 가장 먼저 꼽힌다. 창업의 메카로서 도전의 상징인 곳이기에 역설적으로 동시에 실패의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선 2009년부터 창업자들이 자신의 실패담을 공유하는 페일콘이 열린다. 자신의 실패담을 공유하면서 여기에서 얻은 교훈을 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의미있게 갈무리하는 작업이다.

페일콘은 현재 실리콘밸리의 정상회담으로 불리는 큰 행사로 성장했다. 현재 세계 10여 개 도시에서 열릴 정도. 창업환경이 잘 갖춰진 실리콘밸리에서 이러한 행사를 기획했다는 것도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실리콘밸리서도 사업 성공률은 1%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다만 여기선 실패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도전을 장려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페일콘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세상을 바꾸는 퍼스트 무버는 사실 숱한 실패끝에 탄생하는 점이다. 실패경험은 주로 도덕적 해이 보다는 회계 미숙이나, 경영판단의 착오 등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의 공요는 자연스럽게

그동안 한국 사회는 실패를 터부시하고, 사업 실패 등에 대해 큰 말썽을 일으킨 낙오자라는 눈총을 보냈다. 그러나 정당하게 도전하다가, 실패를 겪고 거기서 교훈을 얻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경험이자 떳떳한 도전의 기록일 뿐이다. 사업 과정에서 도적적 해이나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서, 이와 같은 당당한 도전은 사회적으로도 장려돼야 한다. 그래야 사회를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도전이 많이 나타난다.

한국 정부 역시 2018년부터 실패 경험을 공개하는 ‘실패박람회’ 행사를 매년 열고 있다. 행사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전 자체를 꺼리는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행사엔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도전을 격려하기도 했다.

사업·삶의 좌절과 실패경험에 공감하고 재도전을 응원하는 문화를 가진 곳일수록 선진국일 터, 이와 같은 행사가 이뤄지고 정부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좋은 신호라는 게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실패를 넘어 도전으로, 라는 슬로건 아래 정부 주도로 이런 행사를 기획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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