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는 왜 몰락했나…스타트업 문화와 맞지 않는 대기업 인수가 독?

싸이월드가 재작년 SNS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내놓은 광고/싸이월드 제공

[비즈리포트] 김용후 기자 = 최근 싸이월드가 세금 미납 등으로 인해 국세청 직권 폐업 신고 대상 기업에 오르고, 이와 관련해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현장 조사에 나서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수순을 밟게 됐다. 한국 인터넷 역사의 한 장을 차지했던 업체라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편으로 한 때 절대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던 소셜미디어 시장의 강자가 어떻게 10년만에 몰락하게 됐는지 궁금증도 함께 커지는 듯하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

한 가지 힌트로 시작해보자. 스타트업이었던 싸이월드가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될 당시 직원으로 근무했던 A씨는 최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 문화와 상반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대기업은 아무래도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고 상대적으로 상명하복이 더 강한 문화였다. 위에서 내려오는 낙하산도 더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부에서 성장해온 조직원들이 불만을 느끼게 되는 요소였다”고 비화를 털어놓았다. 스타트업 문화와 기업 문화가 상반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국내 SNS시장에서 페이스북의 월 이용자수가 싸이월드를 앞지른 시점은 2011년이다. 90년대 말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싸이월드는 SK그룹에 인수됐고, 이후론 점차 대기업화되면서 외부 환경에 대한 대처가 늦어졌다. 특히 2009년 아이폰이 몰고 온 스마트폰 혁명기에 PC기반에서 애플리케이션 전환이 늦춰진 점이 특히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싸이월드 운영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가 모회사 SK텔레콤의 영향을 받았다는 언론보도와 분석이 쏟아져나왔다. 생각해보자. 싸이월드의 강점은 PC매신저였던 네이트온과의 연동이었다. 이와 같은 연동이 되레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이 늦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SK텔레콤 내부서 모바일 플랫폼에서 공짜 매신저 개발과 관련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기존 문자메시지 서비스 수익을 망칠 수 있다는 이유로 모바일 앱 개발에 소홀했다는 뜻이다. 

싸이월드가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그 사이 2010년엔 카카오톡이 등장했고, 네이트온과의 강력한 연동 시너지가 무력해졌다. 이와 같은 언론보도를 신뢰할 수 있다면, 장벽이 허물어진 스마트폰의 시대에 대기업이라는 우군이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패착은 또 있다. 기억하다시피, 한국서 아이폰을 처음 들여온 통신사는 KT였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한 대항마로 삼성전자의 옴니아폰을 내세웠다. 아이폰이 들여온 시점인 2010년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싸이월드의 일촌 정보와 네이트온 버디, 휴대폰 주소록 등을 묶어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긴 했으나, 이를 SK텔레콤 전용으로 개발하다보니 아이폰을 비롯한 타-스마트폰 및 타통신사 대응이 늦어졌다. 그 사이를 치고 들어온 것은 모바일 최적화를 빠르게 한 페이스북이었다.
 
당시 못했던 모바일 최적화는 2016년 싸이월드를 인수한 현 경영진의 과제가 됐다. 그러나 한 번 외면받은 서비스를 살려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즉, 싸이월드는 모바일이라는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기존 수익 모델에 집착해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는 현 경영진의 잘못 보다는 지난 대기업 계열의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할 터다. 스타트업의 본성과 거리가 멀어진 게 더 결정적인 문제였을지 모른다. 싸이월드에 몸담았던 한 IT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대형 엑시트(EXIT)가 오히려 회사를 망친 사례로 기억될지도 모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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