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산업진흥원X비즈리포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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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리포트] 안지은 기자 bizreport@naver.com=결정장애라는 신조어가 있다. 어떤 제품,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를 빗댄 말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택’은 이제 소비자의 ‘권리’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니즈를 예리하게 파고들어 성공한 스타트업이 있다. 예산에 맞게 맞춤별로 간식을 구성해 제공하고 관리까지 해주는,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 스낵포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에서 스타트업의 열쇠를 찾은, 스낵포의 이웅희 대표를 만나봤다.
♦ 간식 뭐 사지?’ 에 대한 고민을 해결한다.
–간식도 골라준다?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가 신선하다.
스낵포는 큐레이션 기반의 간식 커머스 서비스다. 구매자가 예산과 인원수를 입력하면 거기에 맞게 간식을 구성해 배송한다. 개인의 취향을 좀 더 반영하고 싶다면 주문시 ‘피팅정보’에 선호하는 맛과 향, 먹는 사람의 연령대, 남성 여성의 비율 등을 입력하면 선호하는 간식을 알아서 구성해준다. 선택을 위한 고민을 덜어주는 셈이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예전 직장에서 막내로 근무하면서 간식 준비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과정을 대행해준다면 소비자의 니즈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기존의 공급중심 유통방식보다는 소비자 중심의 유통방식 서비스가 경쟁력이 있었다. 이에 맞춰 먼저 소비자의 정보를 받고 거기에 맞게 큐레이션 하는 시스템을 구상했고, 이후 지금까지 동일한 형태로 운영해 오고 있다.
–기업에서 인기가 많은데, 비결이 궁금하다.
52시간 근무제로 바뀌면서 업무효율을 위해 다른 일거리는 아웃소싱으로 해결하는 추세다. 취향이 다 다른 몇십, 몇 백명이 먹거리를 매일 마련하는 것도 큰 일거리다. 스낵포는 이런 고충을 대신해준다. 더불어 ‘사무실 간식 공간 관리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나가 간식을 세팅하고 선반, 냉장고를 무상으로 대여해 준다. 단순히 간식거리를 배송하는데 그치지 않고 부식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기업 고객의 니즈가 높은편이다.

심플하지만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솔루션으로, 스낵포는 창업 2년차에 연매출 20억원 이상을 올렸다. 2020년은 매출 170억을 예상하고 있다. 토스, 젠틀몬스터, 카카오페이 등 300여 곳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재구매율은 95%에 이른다
♦ 세 번의 실패 끝에 얻은 교훈, 지속 가능한 고객 니즈를 해결하라.
스낵포는 이웅희 대표의 네 번째 서비스이다. 3번의 서비스 도전이 있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VR, 자막 서비스등 다양한 아이템을 구상했으나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이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한마디로 “니즈를 몰랐다”고 말한다.

-3번의 창업 실패, 어떤 일들이 있었나?
첫 스타트업은 중국어 한자 키보드 사업이었다. 기술력은 있었지만 시장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요를 예측하는데 실패했다. VR 사업은 개발자와 자체서버가 필수인데 그런 기초지식 없이 무작정 시작했고, 결국 서버를 구축하지 못해 실패했다. 자막서비스도 구글 번역서비스와 유튜브 자막서비스가 이미 유저들에게 자리 잡은 상황이었다. 각 사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지만,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어떤 교훈이 스낵포의 밑거름이 되었나.
스타트업 초기, 많은 CEO가 “이 아이템이 잘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는 경향이 있다. ‘개발만 잘하면 고객은 저절로 오겠지,’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객의 니즈다. 니즈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지속적이며 해결되지 않는 불편함을 찾아 예리하게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 스낵포는 스스로의 경험에서 우러나왔다. 간식준비에 고충이 있었고 누군가 대행해주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체감하고 스타트업을 한 셈이다.

스낵포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고객의 니즈에서 비롯됐다. 간식 공간까지 관리해주는 토털케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많았고, 스낵포가 선두로 시작하면서 기업담당자들의 바이럴을 타고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 아이템은 소비자로부터 나와야 하며, 서비스 핵심역량은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 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 AI를 기반으로 시스템 고도화, 소비자 중심의 유통구조를 만들어 간다.
스낵포는 내년 1분기 AI를 활용한 자동화 큐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약 2만 5천개의 상품데이터를 기반으로 간식을 선별해서 보내주고 피드백을 받아 AI를 학습시켜 맞춤형 간식을 제공한다. 큐레이션 시스템이 고도화되어 리소스의 80%를 차지하는 큐레이션 과정이 단축되고, 신상품 발굴도 AI로 해결되면서 스케일 업의 허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핵심경쟁력을 인정받아 올 상반기 농심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