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스마트팩토리 시대를 선도한다. 컨트롤클로더 이지윤 대표.

컨트롤클로더 이지윤 대표/컨트롤클로더 제공

[비즈리포트] 안지은 기자 =한 벌의 의상이 제작되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디자이너가 의상을 디자인하면 최소 30단계의 생산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한 벌의 의상이 탄생한다. 이렇게 복잡한 생산공정을 온라인으로 통합한 의류생산플랫폼이 있다. 패션AI, 파이(FAAI-FashionAI)다.

그동안 AI와 패션의 콜라보레이션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패션트렌드를 분석하는데 집중됐다. 그러나 파이는 생산의 전 과정을 온라인화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의류생산의 스마트팩토리 시대를 열고 있다. 생산공정과 유통과정의 변화를 통해 패션업계의 혁신을 꿈꾸는 컨트롤클로더의 이지윤 대표를 만났다.

온라인 패션 통합 관리 플랫폼 파이(FAAI)

패션업계의 AI, 파이(FAAI)로 의류생산과정이 스마트해진다.

파이(FAAI)는 어떤 서비스인가

파이는 옷을 제작하고자 하는 의뢰자와 봉제 공장을 온라인에서 매칭하여 쉽고 빠르게
의류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패션 B2B 플랫폼이다. 파이 어플을 통해서 생산의뢰서를 작성해 전송하면, 제작에 적합한 공장이 매칭되고 이후 의류제작에 들어간다. 생산에서 납품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된다. 각 진행 상황은 어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의류생산 시장어떤 불편함이 있었나?
디자이너가 직접 생산하는 시장구조는 불편함이 컸다. 생산 단계에서 오류가 생기면 거기에 따른 리스크를 디자이너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그렇다고 공정과정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체크 하려니 디자인을 할 시간이 없다. 누군가의 대행이 절실했다. 공장은 공장대로 수시로 변하는 수주 물량과 생산 상황에 대한 대처가 불가능해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생긴다. 또한 물량 수주를 위한 영업의 필요성을 느껴도 시도할 여력이 없는 현실이었다.

기존 생산과정의 불편함 1

기존 생산과정의 불편함 2

빅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 제공.
우선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생산공장들을 빅데이터화 했다. 의뢰가 들어오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장의 상황을 파악하여 대량생산부터 소량생산까지 적절한 수주를 매치한다. 디자이너는 공장을 찾기 위해 허비하는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고, 공장은 별도의 영업을 하지 않아도 생산라인을 최대로 가동할 수 있으니 모두 윈윈하는 셈이다.

파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생산공정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평균 경력 18년의 생산 매니저들이 생산과정을 체크하고, 불만사항을 처리한다. 책임까지 함께하니 믿고 맡길 수 있다. 현재 파이는 한국, 중국, 베트남의 3680개의 공장과 협업하고 있다. 

디자이너 고충 줄이고자, 온라인 패션통합관리 플램폿 개발

이지윤 대표는 패션업계에서 13년을 일한 베테랑 기업인이다. 17세에 쇼핑몰을 시작으로 엘리트 모델, 디자이너를 거쳐 디자이너 매니지먼트 회사인 컨트롤클로더를 설립했다. 패션업계의 다양한 파트를 두루 경험하며 생산과 유통과정으로 인한 디자이너들의 고충을 피부로 느꼈다. 복잡한 생산공정 때문에 제작을 아예 포기하거나, 생산 관리하느라 정작 디자인은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디자이너들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이 대표는 패션모델로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주목했다. 생산과 유통과정만 해결된다면 많은 디자이너가 디자인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고, 소규모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1인 브랜드도 패션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여기서 출발한 것이 컨트롤클로더였다. 

컨트롤클로더 이지윤대표

디자이너 매니지먼트어떻게 운영되었나
디자이너 브랜드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하면 생산, 유통, 판매까지 책임지는 매니지먼트 개념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등 해외판로를 통한 유통도 시작했다. 여기에 매년 공개 오디션을 통해 역량 있는 신인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사업도 함께 했다. 매년 10~15명씩 한 기수를 선발해 철저한 실무교육으로 현장을 익히게 했다. 최종 선발 1명에게는 브랜드 론칭을 지원했다. 
  
초기 사업모델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디자이너 양성 프로그램은 지원자가 많아 줄을 서서 오디션을 보러 올 정도였다. 그러나 사업이 확장되면서 내부역량의 한계에 부딪혔다. 해외시장에 유통시킬 수 있는 브랜드도 제한적이었고, 발굴한 디자이너들을 모두 지원하는 것도 어려웠다.

오랜 고민 끝에 이 대표가 떠올린 해결책은 IT였다. 디자이너와 직접 대면하지 않더라도 디자인만 가지고도 중국이나 베트남 유럽 시장에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필요했다. 디자인, 원부재, 유통, 생산까지 모두 연결되어있는 온라인통합플랫폼을 기획했고, 2015년 상해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해 우승했다. 투자를 유치해 개발에 착수했다. 이것이 지금 파이의 전신이 된, 패션 SCM(온라인통합관리플랫폼)서비스였다

컨트롤클로더 이지윤대표

위기에서 기회로,

아이디어에 함몰되어 발생한 경영의 부재스타트업의 본질로 돌아가다.
 
시장의 저항,  초창기 패션 SCM서비스 외면당해.
2016년 SCM서비스를 시작했다. 복잡한 생산, 유통과정을 축소하여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초기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오랫동안 유지된 패션계의 관행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바뀔 수 있겠느냐는 저항이 컸다. 디자이너들에게 베타서비스 가입을 독려해봐도 성공사례를 먼저 보고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미루었다. 생산공장과 원부재 공장까지 모두 섭외해놨지만 정작 디자이너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2016~17년 서비스를 계속했지만, 수익이 없어 회사는 계속 기울었다. 그럼에도 SCM서비스에만 매달렸다. 

컨트롤클로더의 유통사업도 최소화하고 디자이너 양성프로젝트도 중단하면서 개발에 몰두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오프라인사업으로 수익을 내던 회사의 수익구조를 외면한 채, 온라인 아이디어에만 함몰되어 있었던 셈이다. 회사의 기본을 유지하는 경영, 매출, 인사, 회계, 노무에 대한 것을 소흘히 했으니 회사가 제대로 운영될 리 없었다. 수익이 없으니 모든 직원들이 퇴사하고, 결국 혼자 남아 회사를 접어야 할 위기까지 봉착했다.

컨트롤클로더 이지윤 대표가 온라인플랫폼 서비스를 점검하고 있다.

본질로 돌아가다.
위기상황에 이 대표는 본질에 대해 생각했다.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시작한 회사였지만, 이익창출이라는 본질을 무시한 채 서비스개발에만 매달린 것이 착오였다. 허울을 쫓기보다 나와 내 직원들이 먼저 행복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결국 스타트업으로 되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컸다. 디자이너가 되어 브랜드를 론칭할 것인가, 유통채널을 만들어 유통플랫폼을 만들 것인가. 그러나 패션업계 가장 낙후된 생산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온라인패션 플랫폼 파이의 서비스

새로운 스타트업파이(FAAI)의 탄생.
기존의 SCM 플랫폼은 스타트업이 하기에는 너무 방대한 서비스였다. ‘린’하게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SCM 플랫폼 중 생산파트만 뽑아내어 리모델링하고, 공장의 데이터베이스부터 수집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책임지고 소량생산까지 해주겠다고 디자이너들을 설득했다. 
주변 디자이너들의 오더를 시작으로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반응이 좋았다. 이후 이 플랫폼을 앱으로 제작하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된 것이 파이다. 지난 13년간의 방대한 패션업계의 경험에 방점을 찍고. 처음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시작한 서비스였다. 
2018년에 시작된 파이는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LG패션, 안다르, 예쎄 등 국내패션기업과 미국의 22개 고객사를 포함해 총 720곳의 고객사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생산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다. 낙후되어 있던 의류생산공정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간략화, 표준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패션업계의 스마트 팩토리 시대, 파이로 신호탄.

이지윤 대표가 꿈꾸는 패션업계의 스마트팩토리 시대.
파이를 개발한 컨트롤클로더는 지난달 기업가치 100억 밸류를 받았다. (하나벤처스) 
이지윤 대표는“ 평생 100억 밸류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파이로 꿈을 이루어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전한다. 꿈은 이루었지만 그가 바라보는 청사진은 파이에만 머물지 않는다. 
의류를 생산하는 전 과정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스마트팩토리 시대를 여는 것이 컨트롤클로더의 비전이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컨트롤클로더 이지윤대표

패션의 스마트팩토리 시대 어떤 점이 달라지나.
지금은 파이가 생산과정을 전담하고 있지만, 앞으로 스마트팩토리가 개발되면 비대면 온라인의류 생산이 구현될 예정이다. 생산 최적화를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메가트렌드를 분석하여 주문, 생산, 납품 전 과정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해결하는 비대면 의류생산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첫 단계에 있는 파이는 다음 단계를 위한 업그레이드 개발에 착수했다. 달라지는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실시간 정보공유, 원가추적관리, 생산 동선의 최적화 기능이다. 앞으로는 작업지시서를 기반으로 실시간 정보공유가 가능해 원부자재부터 공장까지 의뢰자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개별적 생산 동선을 시스템으로 통합하여 생산 납기일도 단축될 예정이다. 원가면에서도 오더별, 생산유형별 원가추적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원감절감의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FAAI 플랫폼의 확장 모델

“패션의 폐쇄적인 생산, 유통 구조가 통합시스템에 의해 통합되면 인력적 리소스의 낭비도 줄어들지만 거래가 더욱 원활해지고 투명해질 거예요. 원가는 절감되고 소비자도 더 저렴한 가격에 옷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패션계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매진할 생각입니다.” 

한편, 컨트롤클로더의 성장에 도움을 준 서울산업진흥원 액셀러레이팅은 엔젤, 액셀러레이터, VC(벤처캐피탈) 등의 민간 창업 플레이어들과 함께 우수한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홍보, 멘토링, 네트워킹, 자금지원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돕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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