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도 알고보면 속 빈 강정?…늘어나는 퇴사율, 스타트업 업계 골칫거리로

게티이미지뱅크

[비즈리포트] 이명섭 기자 = “뽑아서 가르칠만 하면 나갑니다” 국내 클라우드 관리 시장에서 선두권 기업인 한 스타트업 대표의 하소연이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가 활성화되고 인재가 몰리는 것으로 보였지만, 퇴사율이 높아지는 게 골칫거리라는 설명이다. 반면 취업자들은 큰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갔더니 인사 평가 시스템이 부재하고, 일만 많다고 불만을 드러낸다. 함께 성장하는 게 스타트업의 묘미지만 덩치가 커진 스타트업은 성과를 공유하는 데에도 인색하다고 지적한다.

또 다시 커진 유니콘 속빈 강정 논란

2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유니콘기업 및 예비 유니콘기업 38곳 중 고용과 실적을 공시하는 2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이들 유니콘 기업의 지난해 평균 채용률과 퇴사율은 각각 6.0%, 4.3%로 나타났다.

유니콘 기업은 비상장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우리돈으론 보통 1조 원 이상인 유망기업을 뜻한다. 성장성이 높고 전도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직장으로선 여전히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유니콘기업은 쿠팡과 옐로모바일, L&P코스메틱,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위메프, 지피클럽, 무신사, 에이프로젠 등이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한 기업을 보면 오티디코퍼레이션, 디에스글로벌, 피피비스튜디오스, 리디, 마이리얼트립, 메쉬코리아, 바로고, 왓챠 등 27곳이 있다.

이들 대상 기업들의 자세한 실적을 들여다 보자. 이들 조사 대상 기업의 최근 3년간 퇴사율은 2017년 4.0%, 2018년 4.2%, 2019년 4.3%로 지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오티디코퍼레이션으로 연평균 14.1% 수준이었다. 오티디코퍼레이션은 2017년 11.1%, 2018년 15.8%, 2019년 14.1%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넘는 퇴사율을 보였다.

옐로모바일(11.3%), 위메프(10.9%) 등이 두 자릿수 퇴사율을 보인 유니콘이다. 옐로모바일은2018년 10.3%에서 지난해 11.3%로 퇴사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위메프 퇴사율은 지난해 10%를 넘어서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니콘 기업 중 고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쿠팡이었다. 쿠팡은 9032명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아한형제들 906명, 야놀자 768명, 무신사 370명, 비바리퍼블리카 317명, L&P코스메틱 244명, 에이프로젠 178명, 옐로모바일 12명 등의 순이었다.

잡스병이 문제…스타트업의 고질적인 문제병

국내 한 물류 분야 예비 유니콘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초 퇴사한 김모 씨(33)는 “대기업과 같은 안정성이나 복지는 주지 못하는 반면, 스타트업 특유의 자유로움이 떨어지는 등 스타트업은 규모가 클 수록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스타터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가 있다고 소개했다. 바로 잡스병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하나하나 일처리를 만능으로 해냈다는 자부심이 강한 자아도취형 리더가 팀원들의 자율성과 자존감을 갉아먹는다는 것이다. 김 씨는 “스타트업은 오너의 입김이 여전히 강해, 흔히 카리스마형 리더라고 본인을 여기는 이른바 잡스병의 환상에 갇힌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회사가 성장하더라도 성과 공유에 대한 비전이 적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는 회사가 안으로는 속에서부터 곪아들어가고 있는 게 더 본질적인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서 성장은 하고 있지만, 수익으로 실현되지 않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 시기를 덩치 큰 스타트업들도 지나가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야말로 속빈 강정이라는 것이다.

CEO스코어도 유니콘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도 퇴사율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언급한 조사에서도 매출 분석이 이뤄진 21개 사 중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절반에 훨씬 못 미치는 9곳에 불과했다. 이들 9곳 중에서도 전년보다 이익이 늘어난 곳은 6곳에 불과했다. 유니콘 기업들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경쟁력을 갖췄다기 보다는 마케팅 등을 통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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