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챗봇과도 다정한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최예지 스캐터랩 프로덕트 매니저

[비즈리포트] 김용후 기자 = 많은 기업들이 사내 헬프데스크(Helpdesk) 챗봇을 도입하고 있다. 적용 분야도 인사·총무·재무·IT 등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다. 회사에서 챗봇을 통해 경조사, 병가, 출장 지원 등 사내규정 관련 문의사항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남은 연차나 야근 수당 등 근태관리도 챗봇에게 물어보면 대답을 해준다.

고객들에게도 챗봇은 유용하다. 금융기관, 병원, 기업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챗봇을 도입하면서 고객 편의성을 크게 높하지고 있다.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챗봇이 채용 문의에도 활용되면서 반복적인 문의에 소요되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챗봇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24시간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준비되어 있는 답변만 가능하고, 미리 입력되어 있지 않은 질문을 하면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챗봇이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녀(Her)’나 최근 개봉한 영화 ‘하이, 젝시‘처럼 일상적인 대화도 가능하다면 어떨까? 기계적인 답변만 쏟아내는 딱딱한 챗봇이 아니라 안부도 물어주고 농담도 건네는 다정한 챗봇이라면 대화가 더욱 즐겁지 않을까?

불가능해 보이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이 있다. AI 스타트업스캐터랩은챗봇이 사람들과 친근하고 생동감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일상대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스캐터랩에서 일상대화 AI 를 기획하고 있는 최예지 프로덕트 매니저를 만나보았다. 스캐터랩은 작년 8월 일상대화가 가능한 챗봇을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 핑퐁빌더(PINGPONG)를 선보였다.

Q ‘일상대화’가 가능한 챗봇을 만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어떤 일을 하시는지요?

대학에서 심리학과 인지과학을 전공했는데요, 원래 로봇이나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가는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AI 분야에서 UX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AI 서비스나 제품 관련 프로젝트 경험을 쌓았고, 지금은 AI 기술과 AI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일상대화’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 대화랄까요? 친구들끼리 대화하듯 그냥 편안하게 하는 대화입니다. 가령 챗봇에게 “오늘 서울 날씨 어때?”라고 물어보면 “오늘은 낮 최고기온은 13도, 미세먼지는 나쁨입니다”라고 대답을 하겠죠. 그런데 그냥 “와, 오늘 날씨 좋다”라고 말해도 “한강에 산책하기 좋은 날씨네요”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혹은 “이제 봄인가 봐요”라고 대답할 수도 있겠죠. 기능대화와 달리 일상대화는 대화자체가 목적이고 정답이 없이 여러 가지 답변이 가능한 대화입니다.

영화 그녀(Her)의 사만다((Samantha) 혹은 아이언맨(Ironman)의 자비스(J.A.R.V.I.S)는 기능대화와 일상대화가 가능한 최고 수준의 AI 챗봇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Apple)의 시리(Siri)와 아마존(Amazon)의 알렉사(Alexa)가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그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면, 저희 스캐터랩(SCATTER LAB)의 핑퐁빌더(PINGPONG)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샤오아이스(XiaoIce)는 일상적인 대화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죠. 

Q 챗봇이 ‘일상대화’를 무엇을 보고 배운 것인가요? 

카카오톡에서 주고 받은 일상대화 100억건 이상을 분석해 학습했습니다. 저희는 2013년에 카카오톡 대화를 기반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분석해주는 서비스 ‘텍스트앳’을 론칭했고, 이후 2016년에는 심리학 논문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애 콘텐츠앱인 ‘연애의 과학’을 출시했습니다. 메시지를 분석해 연인 관계를 분석해주거나 도움을 주는 서비스들이죠. 연애의 과학은 한국에서 250만건, 일본에서 50만건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고, 매달 약 700만명이 ‘연애의 과학’ 콘텐츠를 보고 있어요.

이런 서비스들을 제공하며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시킨 거예요. 사람들의 일상 대화를 익혔기 때문에 사회적 통념이나 문맥에 맞는 대화를 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오늘 월요일이야’라고 말한다면 ‘핑퐁’은 ‘힘내요’라고 대답을 하는 것이죠. 월요일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대답이 가능해요.

Q ‘일상대화’가 가능한 챗봇의 장점이 무엇인가?

일단 기본적인 일상대화를 처리할 수 있어서 챗봇과 대화 중에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챗봇에 대한 부정적인 사용 경험이 줄어들게 돼요. 또한 딱딱한 명령형 대화 보다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감정적 거리를 가깝게 느끼게 되기 쉽고요, 그러면서 사용자는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죠. 일상 대화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정보나 프로모션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릴 수 있어서 마케팅 용도로도 활용 가능해요. 사용자 입장에서도 친근한 관계에서의 정보 제공은 앱푸쉬를 이용한 마케팅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다가오고 실제로 생각지 못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더욱 좋겠죠.

Q 어느 챗봇이라도 ‘일상대화’가 가능한 챗봇으로 변신시킬 수 있나요?

네, 기존 챗봇에핑퐁빌더를 적용해 일상대화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비Ai를 통해 연동하면 페르소나를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페르소나를 설정하면 챗봇이 활용되는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라서 캐릭터를 담은 말투로 답변을 하게 됩니다.

Q 실제 적용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현재 인공지능 챗봇빌더 단비Ai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비Ai는 LG CNS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2018년 8월 분사한 실력 있는 챗봇빌더입니다. 간단한 정보를 입력이나 엑셀파일 업로드만으로 하루만에도챗봇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희와 협업하면서 핑퐁빌더에 기본형으로 탑재되어 있는 친근한 페르소나 챗봇 외에 단비Ai에서만 사용 가능한 반말 버전과 신중 버전을 추가했고, 현재 약 100여개 기업에 챗봇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에서 선보인 인공지능(AI) 스피커 샬롯home(Charlotte Home)에도 핑퐁빌더의 일상대화 기능을 적용했습니다. 샬롯home은 보이스커머스를 제공하는데요, 이용하면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리아가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샬롯home의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대화 외에 일상대화는 모두 핑퐁빌더의 일상대화 기술이 답변을 합니다. 예를 들어 샬롯home에 “뭐 먹었어?”라고 물어보면 “요즘은 햄버거가 땡기지 않아요?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주문해보세요”라고 대답을 하는 형태입니다.  

구글어시스턴트에서 불러낼 수 있는 페르소나인 ‘그 남자 허세중’과 ‘파이팅 루나’ 역시 저희 기술이 적용된 챗봇입니다.

Q 앞으로 AI 챗봇은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가족 안에서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고, 반려동물을 통해서도 정서적 교감을 가질 수 있다면 챗봇과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알아주고 내 대화 패턴이나 행동 패턴 등을 이해해주는 챗봇이 나온다면 좋지 않을까요?

Q 그렇다면 정말 영화 그녀(Her)의 사만다와 같은 AI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 

저희의 비전이 <Make AI Social>인데요, 인류 역사 최초로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사만다와 같은 AI를 탄생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Q AI 챗봇을 통해 궁극적으로 스캐터랩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올해 저희는 핑퐁빌더와 별개로 B2C 에이전트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쉽게 말씀 드리자면 대화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AI 챗봇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친구나 연인 같은 챗봇입니다. 그 동안 챗봇은 필요에 의해 기능적인 역할에 치중되어 있었는데요, 저희가 생각하는 챗봇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인식해서 저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것이죠.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회사에 있다면 “오늘 야근해?”라고 먼저 물어오는 챗봇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말 아침에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있다면 “언제 일어날거야?” 라고 물어주기도 하고요. “어제 골목식당에 김치볶음밥 나왔는데 땡기지 않아?”라고 음식을 제안해주기도 하는거죠.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랜선냥이 드림이

인터뷰해주신 최예지 프로덕트 매니저는 스캐터랩에서 오퍼레이터 역할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특히 스캐터랩만의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스캐터랩에 잘 맞는 사람들을 채용하는 일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스캐터랩은 아직 달성해보지 않은 수준의 AI 서비스를 기획하는 만큼 속도와 협업을 중요시 하고 있다고 한다.

스캐터랩사무실는 팀과 팀 사이의 넓은 휴게 공간이 있다. 그 곳에는 영상 시청이 가능한 텔레비전과 비디오게임기, 만화책에서부터 머신러닝 관련 전문서적까지 구비되어 있다. 또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와 기타까지 한 견에 놓여있어 마치 개인 공간처럼 느껴진다. 개인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NC소프트,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인정받은 만큼 ‘Make AI Social’이라는 스캐터랩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서비스들을 선보일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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