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성장 이끈 건 유통 아닌 부동산? 기업 성장사 들여다보니

왼쪽부터 고 신격호 롯데 창업주, 잠실롯데타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유튜브 영상 캡처.

[비즈리포트] 김용후 기자 = 롯데는 흔히 일본에서 껌 등 간식류 개발을 통해서 기반을 다진 후 한국으로 넘어와 국내 유통업을 본격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오늘날 롯데의 위상을 다 설명할 수 없다. 그간 롯데가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부동산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최근 고인이 된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은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신격호 창업주는 1965년 한ㆍ일 수교로 양국간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자 조국의 사업 환경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가 귀국한 건 1967년이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롯데제과를 설립이다.

조국에 기업을 설립하겠다는 신 명예회장의 소원이기도 했다. 마침시기가 잘 맞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해외 자본 유치에 공을 들일 무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외국인투자기업에 최소 5년간 취득세, 소득세, 법인세 등을 면제해주는 외자도입특례법을 제정했는데, 제일 수혜자로 롯데가 꼽힌다.

롯데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도 동시에 부동산으로도 눈을 돌렸다. 지난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롯데그룹이 소유한 주요 5개 지역 부동산 시세 변동을 분석한 결과가 흥미롭다. 롯데가 부동산 재산을 어떻게 늘려왔는지, 가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분석한 자료다. 이들이 대상으로 삼은 부동산은 △서울 명동(소공동) △잠실 롯데월드 △잠실 제2롯데월드 △서초동 롯데칠성 △부산롯데호텔이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롯데가 1969년부터 1989년까지 취득한 5개 지역 부동산의 취득가는 1871억 원이다. 해당 부동산은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으로 11조6874억 원에 해당한다. 추정 시세로 따지면 27조4491억 원 수준까지 치솟는다. 공시지가 기준으론 62배, 시세 기준으론 147배가 올랐다.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종부세를 연도별 최고세율을 적용한 금액 1조4000억 원을 적용해도 25조 원에 달한다.

1969년 한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약 50만 원 수준. 현재는 270만 원으로 5.4배 오른 것과 비교해 차익 규모가 압도적이다. 롯데는 정부의 비호 아래 1970년대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노태우 정권을 거치면서 서울의 요지를 헐값에 사들였다.

노태우 정부에서 토지공개념을 도입해 비업무용 토지를 매각토록 압박했으나 버티기도 했다. 신세계가 노태우 정부에서 서울 창동에 있던 비업무용 토지에 이마트를 처음 설립하는 등 부랴부랴 움직인 것과 대조된다.

롯데는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제2롯데월드 타워동 건축허가 등을 받으면서 개발이익을 늘려나갔다. 분석 자료는 종부세와 법인세 혜택도 누렸다고 지적한다. 특히 롯데그룹은 2007년~2017년 건설·임대업 관련 사업 계열사가 14개사나 증가해 삼성, 현대차, SK, LG 등 5대 그룹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 특혜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종합토지세 세율을 2%로 부과하다가 2004년 폐지하고 2005년부터 종부세로 전환할 당시 별도 합산 토지의 최고세율이 0.7%로 낮아지면서 혜택을 고스란히 받았다는 해석이다. 롯데가 기업본연의 생산활동 보다는 부동산 가치에 집중해 기업을 키웠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롯데의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격차는 ‘땅과 집’ 등 공공재와 필수재를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재벌과 대기업이 부동산 투기에 몰두한 지난 20년 동안 부동산 거품이 커지고 아파트값 거품, 임대료 상승까지 이어져 중소상인까지 위협받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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