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무인양품, 사회문제 해결까지? 노후주택 개선 사업에 뛰어든 이유

무지인필/무인양품 제공

[비즈리포트] 이명섭 기자, 김소현 건축디자이너(도움말) = ” 디자인이 없는 디자인, 무인양품이 꿈꾸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

우리에겐 생활소품 회사로 친숙한 무인양품(무지). 본국인 일본에선 호텔 등 공간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생활소품을 이용하는 동선을 연구했고 자연스럽게  공간 연구까지 이뤄졌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로서 무인양품이 펼치는 여러 시도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가 바로 노후주택 개선 사업이다. 

무인양품이 참여한 도시 리노베이션 사업이 인상적인 이유가 있다. 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 일본의 주택, 주거와 관련된 새로운 현상을 반영해 새로운 주거 공간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디자인 없는 디자인’ 무인양품이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하려는 것일까. 무인양품이 지향하는 주거단지 리노베이션을 보면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의 의미도 드러난다.  비즈리포트는 김소현 건축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2019년 여름부터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한 무지인필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직접 취재했다.

노후 주택에 오늘날의 라이프스타일 접목하는 무인양품…무엇이 다른가

일본의 주택공사인 UR도시기구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노후주택 개선 사업은 ‘MUJI X UR’ 프로젝트로 단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로 불린다. 무지인필제로(MUJI INFILL 0)라는 이름으로 자사의 리노베이션 사업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여기엔 30~40년에 이르는 노후 주택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한다는 개념이 들어가 있다. UR도시기구와 합동 프로젝트는 2012년 6월 시범적으로 시행했으나 반응이 좋아 차츰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무지인필 프로젝트를 거쳐 기존 주거지가 재탄생하는 과정/무인양품 소개

무인양품의 아이디어와 컨셉은 그동안의 노후 재택 개선사업이 가진 한계를 보완했다. 보통 오래된 노후 아파트 단지는 50년 전 일본인의 가족 개념과 생활 패턴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가격이 낮은 집일수록 1인 가족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걸맞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무인양품이 주거단지 개선 사업에 있어서 착안한 것도 도시의 현대인의 생활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와 비교하여 가족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이해하고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오래된 단지의 작은 방들을 구분짓는 벽이나 후스마(나무틀을 기초로 두꺼운 헝겊 또는 종이를 바른 문)를 없애고 하나의 넓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시도다. 1인 가구의 생활패턴을 보면 오히려 공간을 세분화하기 보다는 동선을 단순화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비즈리포트는 2019년 여름부터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한 무지인필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직접 취재했다.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의 주거시설로 주방과 거실을 통합하고 벽 구조를 개선하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다. 비즈리포트

또한 각각 주택 별로 리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쉐어하우스 모델에 맞춰 리노베이션을 하기도 한다. 비워진 방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키친이나 워킹 스페이스로 개조하는 등 일본인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단지를 재생시키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쉐어하우스를 도입한 점도 인상적이다. UR단지는 보통 시내 중심가로부터 벗어난 자연이 어우러지는 한적한 곳에 지어지기 때문에, 고령자에게는 거주 환경으로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엘레베이터가 없는 기타센리아오야마다이 단지(오사카에 위치)와 같이 1960년대에 대규모로 개발된 단지의 경우, 엘레베이터와 같은 시설들이 구비되지 않은 곳들이 많다. 

무인양품


MUJI X UR 프로젝트에선 이러한 기존의 단지에 살고있는 단신세대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령자를 위한 쉐어하우스」를 계획했다. 고령자를 위해 엘레베이터를 타지 않아도 되는 1층 부분을 “모여서 함께 생활하자”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이 쉐어하우스는 계단실을 감싸안는 좌우의 두개의 집을 5명이 함께 살수 있는 형태로 통합시켰다.

5명이 욕실과 화장실, 부엌등을 공유하며 현관 앞에 있는 테라스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실내에서 실외까지 그 공유의 범위를 넓혔다. 각각의 마주보는 2개의 주호(住戸는 하나의 쉐어하우스로 통합되며, 하나의 동(棟)에는 총 3개의 쉐어하우스가 만들어진다. 5명이 가장 작은 단위의 실내 쉐어 유닛이라면, 실외 공간인 테라스에서는 그 단위가 확장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한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새로운 주거공간은 사회문제 해결까지도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무인양품이 왜 리노베이션 사업 하나요? 인터뷰

무지하우스비전(무지인필제로의 상위 브랜드. 무인양품의 주거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한다)과 사업 관계자와 이메일을 통해 이와 같은 리노베이션 사업을 하는 이유와 철학에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이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무지하우스 비전은 현재 한국 주택공사와 비슷한 일본 UR공단과 함께 개수 및 쉐어 하우스 사업에 뛰어들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무인양품과 주택 사업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까?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기고 삶의 원점을 만들어 자유롭게 생활용품과 아이템, 소재를 더해간다는 게 우리가 제안하는 생활의 발상입니다.  그것은 미래를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집과 건축의 원점을 지향합니다. 가구나 수납을 하는 것은 물론, 작은 선반이나 꽃병 하나 두는 것만으로 삶의 리얼리티는 변해갑니다.또한 손잡이나 수도꼭지가 바뀌면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어떤 화장실과 욕실을 나눠줄지, 부엌을 어떻게 할 것인가. MUJI인필 플러스는 자재로 내장을 편집할 수 있습니다. 7000개가 넘는 무인양품의 생활소품을배경으로 풍부한 사례나 용례를 소개하면서 집짓기의 실천적인 레벨로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주거단지 재생 사업이 가진 의미는 무엇입니까?

-사실 일본의 주거단지는 아주 좋은 부지조건 위에 지어진 것들이 많습니다.대체로 건물 간격이 넓고, 빛과 바람이 잘 통하며, 많은 녹음이 있죠. 현재는 좀처럼 실현이 어려운, 여유 있는 집합주택도 많고요. 어쩌면 단지는, 지금 도시에 살기 위한 장소로서 가장 좋은 선택지일지 모릅니다. MUJIXUR 단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그런 단지의 좋은 점을 재검토해, 뛰어난 부분을 능숙하게 살리면서, 거기에 무인양품이 쌓아 올려 온 지혜나 궁리를 더해, 지금까지 없는 임대 주택을 만드는 활동입니다. 임대에 애착을 가지고 길게 잘 살아가는 모습. 이게 앞으로의 일본생활의 표준이 되었으면 합니다.

UR공단은 공공 기관이기 때문에 결정과 판단 등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를 어떻게 설득하셨나요? 사업으로 확장할 생각도 있습니까?

-무지하우스비전의 사상이나 컨셉에 공감해 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해 속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쉐어하우스 등은 리노베이션의 개념으로 사업으로 시작할 계획은 없습니다. 

무지인필 프로젝트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사회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시대와 함께 일본인의 생활 방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으로 도시에 사는 방법으로서 지금까지는 신축 맨션이 일반적인 선택사항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만 사로잡히지 않고 주거에 있어서도 새로운 선택사항 들을 고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본의 인구는 줄어들고 있어 주택의 수급 밸런스에도 변화가 생겨 왔습니다.고도 성장기 이후에 지어진, 많은 주택 건축이 “중고 물건”으로서 많이 나돌고 있습니다.그것들에 자신만의 재가치화가 가능해지면, 합리적인 수준에서 바람직한 주거가 가능해집니다. 지금까지의 관례적인 배치를 허물고 삶의 원점(제로)로 되돌린다는 시도는 무인양품이 지향하는 바입니다. 

무인양품은 무지인필을 통해서, 도시에 현명하게 살기 위한 삶을 생각하는 이들, 자신다운 삶을 바라보려는 시각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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