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왜 클라우드 시장 성장이 더딜까…”대기업 중심 관행 탓”

게티이미지뱅크

[비즈리포트] 이명섭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기반 비즈니스에선 데이터를 빠르게 해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조직만이 살아남는다. 이와 관련해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IDC의 조사 결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운용하는 조직(클라우드 이용률 50% 이상)은 그렇지 않은 조직과 비교해 매출 성장이 평균 2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두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건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기업들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는 기업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이 현실이다. 2018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이 펴낸 ‘2018 정보화 통계집’에 따르면, 클라우드 이용률은 5.8%에 불과했다. 미국 40%나 일본 35% 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한국 소극적인 이유… “내부 데이터는 기업 금기 사항”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860억달러(약 210조 원)으로 평가받는데, 이중 한국 시장 크기는 약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IT강국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전체 시장 대비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전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AT&T나 메이시스, 후지쯔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국내 대기업에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부 전환한 사례는 손에 꼽힐 정도다.

왜 국내 기업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전환에 소극적일까. 내부 데이터를 외부에 보여주는 것을 금기로 여기던 기업문화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다른 회사는 경쟁자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것이다. 기존 의사결정 체계와 신기술에 대한 오해 때문에 도입이 늦어진다.

한 국내 클라우드 컨설팅 업체 대표는 “한국 기업 시장은 큰 기업이 먼저 움직인 뒤에 작은 기업들이 따라 도입하는 형태인데, 큰 기업들은 일단 자체 SI(시스템 통합)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외부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더라도 이러한 관행이 깨지지 않는 한 클라우드 만큼은 도입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들의 문어발식 계열사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해외선 이미 클라우드가 스탠더드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 만큼 빠르게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도구도 흔하지 않다. 우선 비용 측면에서 데이터 관리 측면에서 30~80%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자동분석 툴 등을 통해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시각화 툴 등이 잘 갖춰져 있어 별도의 보고서 등을 만드는 노력 등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인 배경에는 이처럼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다.

미국은 비교적 빠르게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을 시작해, 공공기관과 기업이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 중 한 곳이다. 미국은 2010년부터 연방 정부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하면서 변화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는 데이터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는 한편, 신사업을 자극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덕분에 인식 전환이 빠르게 이뤄졌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영국도 정보화 예산의 10%를 클라우드에 배정할 정도로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영국의 신생 모바일은행 ‘스탈링뱅크’는 클라우드 모범 사례다. 고객들은 2분이면 모바일 앱에서 은행 계좌를 뚝딱 만든다. 클릭 한 번으로 카드 사용부터 해지까지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신생회사이면서 이런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클라우드를 이용해 별도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중국도 2017년에 이미 클라우드컴퓨팅발전 3개년(2017년~2019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민간 등에서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일본은 2013년부터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지원과 컨설팅을 아끼지 않고 있다.

◆ 국내 기업도 기폭제 있으면 도입 늘어날 것 전망도

한편으론 국내 기업도 대기업이 먼저 과감하게 실행에 나서면 세계 그 어떤 비즈니스와 상관없이 빠르게 전환하는 특징을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한 번 물꼬만 제대로 터지면 성장 가능성은 탁월한 IT인프라 덕분에 다른 어느 곳에 비해서도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보수적인 규제 벽이 높은 금융권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낼 경우, 이를 따라 거래업체들도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국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폭제가 없었을 뿐이지, 삼성 등 대기업이 SI가 아닌 외부 클라우드와 일부라도 거래를 하는 순간 급속도로 클라우드 전환이 빨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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