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의 협곡에 빠진 VR?…성장 속도 더딘 이유

게티이미지뱅크

[비즈리포트] 김용후 기자 = 최근 업계에서 VR 기술이 용두사미로 끝난 3D(차원) 텔레비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VR시장이 캐즘(chasm-신기술이나 새상품이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기 전 시장진입초기에 겪는 정체상태)의 협곡에 빠졌다는 시각이다.

예컨대 소니와 허큘러스 등 주요업체를 중심으로 VR기기 보급이 확산된 2016년만 하더라도 VR 확산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본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2017년 접어들자 전문가들은 속속 기대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후 지난해에 이르기까지 VR은 깊은 침체에 들어갔다.

대표적입 곳이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이다. 이 업체는 최근 ‘가상/증강현실 보고서 2017’에서 2021년까지 VR시장 규모가 250만 달러(약 27조 원)으로 내다봤다. 이 업체는 2015년엔 같은 시기 VR시장 규모를 300억 달러(31조 원)로 전망했던 곳으로, 기대치를 대폭 낮췄다.

결정적인 건 주요 기업들의 VR사업 철수였다. 지난해 10월 구글은 VR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철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VR 확산이 어려운 이유로 기술적인 한계를 꼽는 시각이 많다. VR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300∼700g 수준에 달하는 무게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용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넷마블 등 국내 게임 업체는 VR 기술이 높은 가능성을 가졌다고 당초 평가했으나, 여러 전시회 등에서 기기 무게를 확인한 뒤 VR기술이 멀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가격도 한계로 꼽힌다. 지난해 90만 원도 넘어가던 주요 첨단 VR 기기 가격이 최근 보급형을 중심으로 20만∼40만 원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VR소프트웨어를 활용하기 위해선 고성능 PC나 콘솔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한계는 여전하다.

이 때문에 시장분석기관인 슈퍼데이터 리서치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VR기기 시장은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저가 헤드셋이 전체 시장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10만 원 대 수준의 저가형 장비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이는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한계가 뚜렷하다. VR이용시 문제가 된 현기증 또한 금방 해결될 것처럼 보였지만, 아직도 해결까진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VR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 둔화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국내 게임 사용자 21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VR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45명(16.3%)에 그쳤다.  킬러 콘텐츠로 여겨졌던 게임마저 총 쏘는 슈팅 게임 정도에 그치는 것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VR장비부터 이를 연결하는 장치까지 전반적으로 수준이 좋아져야 하고 가격 문제가 해결돼야 대중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기술에 VR기술을 도입한 새로운 중계기술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콘텐츠의 도입이 VR기술을 캐즘의 협곡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을까. 기기 성능 수준을 높이는 것을 넘어서 콘텐츠의 지속적인 수급이 이뤄져야 VR기술 대중화가 다가올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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