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팔던 이 회사 어떻게 문화기업이 됐나…피벗팅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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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리포트] 이지완 기자 = CJ그룹에 대한 이미지는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노년이나 중년 층에게 CJ는 밀가루와 설탕을 만드는 ‘제일제당’으로써의 이미지가 좀 더 강한 편이다. 그러나 지금 2,30대들에게 CJ그룹은 문화콘텐츠 기업이란 이미지가 더욱 강하다. 영화를 보러 가면 어렵지 않게 CJ그룹을 볼 수 있었다. 지금 젊은 세대는 CJ가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를 보고, 방송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자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품회사였던 제일제당이 어떻게 문화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일까?

1995년 4월 제일제당은 드림웍스SKG 투자를 발표한다. 당시 제일제당 상무였던 이재현 회장의 드림웍스 SKG와의 투자협상 일화는 여전히 회자된다. 중요한 자리이지만 편안한 티셔츠와청바지를 입고 나타나 피자를 먹으면서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월트디즈니 만화영화를 총 지휘한 제프리 카젠버그와 대화를 나누며 투자 계약을 성사시킨 일화이다.

한국의 작은 식품 회사가 헐리우드의 거물급 회사인 ‘드림웍스’와 함께하게 된 것은 당시 세계의 굉장한 이목을 끌었다. 제일제당은 당시 회사 연매출 20%가 넘는 3억 달러(3500억)를 드림웍스SKG에 투자하며 대주주로 참여하게 됐다.

95년 드림웍스SKG 투자 당시부터 이재현 회장은 문화기업으로써의 CJ의 발전방향을 꿈꾸고 있었다. LA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이 회장은 누나인 당시 제일제당 이미경 이사에게 “이제는 문화야. 그게 우리의 미래야.”라며 자신의 지향점을 얘기했다고 한다.

당시 이 회장은 이미경 이사에게 “단순히 영화 유통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멀티플렉스도 짓고, 영화도 직접 만들고, 음악도 하고, 케이블채널도 만들 거야. 아시아의 할리우드가 되자는 거지.”라며 지금의 CJ그룹의 모습을 말했다고 한다. 드림웍스SKG 투자 발표 이후 이재현 회장은 같은 해 8월 제일제당 내 ‘멀티미디어사업부’를 신설했다. 지금 문화기업으로 자리하고 있는 CJ그룹의 시작이었다.

CJ는 드림웍스 투자를 통해 배당금 외의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의 판권을 보유하게 됐고 영화배급, 마케팅, 재무 관리 등 할리우드의 운영 노하우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CJ는 외화 배급, 한국영화 투자 등을 시작했다. 현재 CJ E&M의 기틀이 되는 사업들이었다. 국내 영화산업에 투자를 지속해오던 CJ는 1998년 4월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강변11’을 오픈하면서 영화산업의 저변을 흔들었다.

영화 산업에서 기반을 다진 CJ는 케이블 방송 사업에도 나아가기 시작했다. 1997년 Mnet 미디어를 인수했고, 1999년에는 세계적 음악 전문 채널인 MTV네트워크아시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K-pop의 시작이 될 창구를 열었다. 2000년엔 푸드채널 ‘채널F’를 개국하고 멀티플렉스 극장 브랜드 CGV를 채널 명으로 사용한 영화채널 ‘홈CGV’도 개국한다. 2002년 CJ미디어를 설립하면서 전문성 있는 문화콘텐츠 채널을 계속 개국해나갔다.

방송사업에서 입지를 넓혀가던 CJ그룹은 2009년 온미디어를 인수하면서 케이블 방송의 강자로 자리하게 됐다. 기존 8개의 채널에서 OCN, 투니버스 등을 추가해 총 18개의 채널을 보유하게 됐다. 또한 지상파와는 다른 스타일의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면서 CJ만의 색깔을 구축해나갔다

현재 CJ그룹은 국내 대표 미디어 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2011년 방송, 영화, 음악 등 6개의 미디어 계열사를 합병해 출범한 CJ E&M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이뿐만 아니라 본업과도 같았던 식품분야도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활용해 문화기업으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밀가루, 설탕을 제조하던 기업의 혁신적인 변화였다. 미래의 먹거리가 무엇인지 빠르게 파고들어 전략을 펼친 CJ의 이재현 회장의 선구안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사실 CJ가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투자를 지속하고 시장을 확장시킬 때에 많은 이들이 부정적인 시선을 던졌다. 이 회장은 회사 내부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고 한다. CJ가 처음 멀티플렉스 극장 건설을 준비할 때 IMF 외환위기가 발생해 시장 상황이 힘들었다. 영화사업에 진출한 타기업들도 철수하던 때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국내 영화산업 성장을 위해서 멀티플렉스 극장은 필수 요소란 생각에 굳건하게 건설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케이블 방송 진출 당시에도 관련 업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었다. PP(방송채널사용사업)중 흑자를 낸 곳은 39쇼핑이 유일했다. 2009년 온미디어 인수 당시에도 대규모 인수자금으로 인한 리스크를 거론하며 업계는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재현 회장은 95년 드림웍스 투자를 시작으로 그려온 문화기업으로써의 지향을 굳건하게 믿고, 과감한 행보를 이어갔다. 지금의 CJ그룹을 지켜온 신념과 힘이었다. 

드림웍스 CEO 제프리 카젠버그는 20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한 CJ그룸에 놀람을 전했다고 한다. 짧은 시간동안 방송, 영화, 음악, 공연 사업을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그룹과 식품과 식품서비스, 유통 등의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시너지를 찾아내고 구축한 것이 놀랍다는 의견이었다.

Mnet의 음악축제인 MAMA는 아시아 최고 음악축제로 자리하며 한국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아시아의 할리우드’가 되자는 이재현 회장은 꿈은 이렇게 그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앞으로 CJ그룹은 문화기업으로 K콘텐츠를 제작하고 알리는 자리의 책무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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